[현장 카메라]빗물이 ‘줄줄’…하자투성이 새 아파트

2020-08-31 1



서울, 수도권, 신축 아파트. 요즘 같을 때 많은 사람들의 꿈인데 입주하자마자 외벽에 금가 바닥에 구멍 뚫려 이런 제보가 여기저기서 들어오고 있습니다.

시공사들은 ‘흔히 있을 수 있는 현상’이라 하는데 정말 그럴까요.

현장 카메라. 권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
[리포트]
아파트 입주자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입니다.

아파트 외벽 곳곳이 갈라져 있습니다.

이번 달 입주를 시작한 수도권 신축 아파트로 2천 세대 규모의 대단지입니다.

[권솔 / 기자]
시공사 측은 입주가 시작되기 전 하자 보수 작업을 했다는 입장인데, 정말 문제가 없는 건지 살펴보겠습니다.

갈라진 벽면을 메운 흔적이 보입니다.

[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]
"저는 하자보수(점검) 때 왔는데, 어머, 이걸 왜 (이렇게밖에) 못 막았어? 너무 충격적인데.”

아파트 내부는 어떨까.

[현장음]
"곳곳에서 하자 보수가 되지 않은 크고 작은 크랙이 보입니다."

[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]
"내가 들어갈 곳인데 미쳤다고 (생각해요). (시공사로부터) 안전진단이라든가 이런 부분을 입증하게하고 싶은 거예요."

시공사 측은 공사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생길 수 있는 0.3cm 미만의 실금이라고 설명합니다.

보수 작업을 위해 일부러 홈을 더 파뒀는데, 긴 장마에 한달 간 공사가 미뤄진 사이 찍힌 사진일 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.

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.

[최창식 /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]
"균열이 생기는 각도 이런 부분들이 일반적인 경우보다는 심하지 않느냐. 수분이 침투한다든지 해서 내구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고,지진이라든지 뭐 강한 악조건이 들어오면 안전(사고)의 어떤 간접적 요인을 유발시킬 수 있다."

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서울의 아파트.

옥상에 물이 고여 임시방편으로 모래 주머니를 쌓았습니다.

1층 현관문 앞에는 양동이를 받쳤고, 지하주차장에도 물이 흥건합니다.

[주모 씨 / 서울 신축 아파트 세입자]
"(거실이) 한강이 되어 있는 거예요. 어머 이거 뭐지? 보니까 물이 줄줄줄 타고 내려오더라고요. 비 오면 날이면 잠을 잘 수가 없어요."

긴 장마가 지난 뒤 또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.

[권솔 기자]
1층 가정집과 맞닿아있는 화단입니다. 이번 장마에 흙이 쓸려 내려가서 이렇게 큰 구멍이 생겼습니다.

[황모 씨 /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자]
"겁나는 거죠. 저 안이 가늠이 안 되니까. 이게 지금 밑에 어마어마한 싱크홀이 있을지."

[현장음]
여기 그리고 여기. 두군데 땅거짐 현상이 생겼어요.

[A 씨 / 서울 신축 아파트 세입자]
"겁나요. 무섭죠. 우린 이사온 지 2주밖에 안 됐어요."

시공사 측은 단순 땅꺼짐 현상이라며 조경업체를 불러 보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.

하지만 전문가들은 건물 배수시설과 함께 방수처리 문제도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.

[이수곤 /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]
"비가 많이 왔잖아요. 그러니까 (물이) 화단으로 지하층으로 가죠. 힘이 없으니까 그냥 흙은 꺼지는 거고, 조금만 더 있으면 그게 아스팔트까지 씽크 홀이 생길 수가 있다 그 얘기입니다."

[황모 씨 /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자]
"맞벌이 하면서 대출 끼고 어렵게 들어온 분들이 거의 (대부분)에요. 너무 억울하고 분하고."

일단 입주를 시작하고 나면 문제가 생겨도 보수를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.

[권솔 기자]
정부가 내년부터는 입주 전에 하자 보수를 완료하도록 관계 법령까지 입법 예고했지만, 법이 시행되기 전 입주를 앞둔 아파트는 하반기에만 수만 세대가 넘습니다.

현장카메라 권솔입니다.

권솔 기자 kwonsol@donga.com

영상취재 : 이호영
PD : 김남준 김종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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